2025년, 거제에서 벌어지는 조선업의 반전 드라마
한때 구조조정의 상징이었던 조선업이 2025년 들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 다시 활기를 되찾은 거제 조선소에는 무려 6만 명의 인력이 몰리고 있으며, 평균 임금도 3년 만에 2000만 원 이상 상승했습니다.
특히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수년 간의 적자와 감원 위기를 극복하고,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대표적인 국내 조선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연 이 변화는 어디서 비롯되었으며, 어떤 기회가 우리에게 있을까요?
1. 거제 조선소, 불황에서 초호황으로
202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조선업 불황은 201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습니다.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임직원 수를 최소화했고, 2021년에는 각각 1조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세계 물동량 급증, 특히 LNG 운반선과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발주 확대는 판을 바꿔 놓았습니다. 결과적으로 2023년 기준, 한화오션은 약 30조 원, 삼성중공업은 30조 원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게 되었고, 이는 약 3년치 이상의 일감에 해당합니다.
2. 고용 규모 폭발…거제에 6만 명 몰리다
양 사가 최근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임직원 수는 각각 1만 202명, 1만 112명으로 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협력업체 인력까지 포함하면 총 고용 인원은 6만 명에 육박합니다.
항목 | 한화오션 | 삼성중공업 |
정규직 임직원 | 10,202명 | 10,112명 |
협력업체 인력 | 30,858명 | 28,751명 |
총 고용 규모 | 약 4만 1천 명 | 약 3만 9천 명 |
이 같은 고용 증가의 중심에는 블록 제작, 기자재 조립, 선박 시운전 등 대규모 협력 공정이 있습니다. 조선업의 특성상 협력사 인력 의존도가 높고, 실질적으로는 대부분이 거제 현장에서 일하게 됩니다.
3. 임금도 껑충…3년 새 2000만 원 인상
조선업 호황과 함께 눈에 띄게 오른 것은 평균 연봉입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모두 최근 3년 동안 평균 임금이 2000만 원가량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도 | 평균 연봉 (한화오션) | 평균 연봉 (삼성중공업) |
2020년 | 약 6,500만 원 | 약 6,800만 원 |
2023년 | 약 8,500만 원 | 약 9,000만 원 |
조선소 현장 인력 확보 경쟁이 심화되며, 이직률을 낮추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실질적 보상이 강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인력 부족을 막기 위해 기숙사, 복지관, 식당 등 근무환경 개선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4. 조선업계, 왜 다시 뜨고 있을까?
최근 조선업의 부활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 LNG 수요 증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천연가스 수요 확대
- 친환경 선박 수요: 국제 환경규제 강화로 저탄소 선박 수요 급증
- 기술력 집중: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 수주 전략이 실효를 거둠
- 미국·인도 협력 확대: 주요 국가들과의 기술 및 생산 협력 강화
결과적으로, 한국 조선업은 ‘싸고 빠른’ 대신 ‘정밀하고 고급화된’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인정받고 있습니다.
5. 거제 경제의 회복 신호탄
거제시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외에도 수백 개 협력사들이 모여 있는 대표적인 조선업 중심 도시입니다. 조선소 활황이 지역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부동산 시장·소비·관광까지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상권 회복: 인력 유입에 따른 상점·음식점 매출 증가
- 부동산 수요 증가: 기숙사 외 거주 수요가 늘며 아파트 매매·전세 거래 증가
- 지역 청년 유입: 거제 외 지역 청년들의 이직, 재취업 문의 증가
조선업, 다시 국가 성장 엔진으로
거제 조선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임금 인상과 고용 확대는 단순한 지역 이슈를 넘어서 국가 산업 구조의 회복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친환경 선박, 해양플랜트, 수소·암모니아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서의 기술 경쟁력이 지속된다면, 거제를 포함한 국내 조선업은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조선업과 거제에 다시 한 번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